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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불러낸 목적

고요하기만 한 새벽. 소년, 토도마츠가 길을 걷고 있었다. 그 뒤를 따라 소년, 오소마츠가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토도마츠의 뒤를 따라 걷는 오소마츠의 표정은 불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마도 이른 새벽부터 바깥으로 나간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된다. 있잖아, 톳티. 오소마츠의 부름에 걸어가던 토도마츠의 발걸음이 멈춰졌다. 뒤따르던 오소마츠의 발걸음 역시 토도마츠를 따라 멈춰졌다. 왜, 오소마츠형? 영문을 보르겠다는 목소리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아 오소마츠는 살짝 혀를 찼다.

 

“ 중요한 일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 ”

“ 응. ”

 

토도마츠는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를 끄덕이며 오소마츠의 물음에 대답했다. 당연하다는 듯 행동하는 토도마츠에 오소마츠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토도마츠르 쳐다보았다. 순수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이는 토도마츠의 모습에 오소마츠의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미간을 짚으며 애써 자신을 다독이던 오소마츠는 올라오려는 것을 꾹꾹 눌러 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 근데 왜 화장실이 아니라 바깥으로 나가는 걸까나? ”

 

그렇다. 오소마츠가 의문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바로 이것이었다.

밤중에 잘 자고 있던 오소마츠를 토도마츠가 깨웠다. 원래 같으면 토도마츠가 깨우는 사람은 오소마츠가 아닌 쵸로마츠였다. 그러나 오늘은 어째서인지 토도마츠는 쵸로마츠가 아닌 오소마츠를 깨운 것이었다. 비몽사몽한 상태로 눈을 뜨면 토도마츠는 작은 목소리로 오소마츠의 귓가에 속삭였다. 오소마츠형, 잠시만. 토도마츠의 목소리에 오소마츠는 뒤척이면서 웅얼거렸다. 왜에. 귀찮다는 듯이 중얼거리면 토도마츠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중요한 일이 있어. 잠시 일어나줘. 간절하게 부탁하는 토도마츠에 오소마츠는 잠에 푹 빠진 몸을 어쩔 수 없이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일어나서 토도마츠를 따라갔더니 바깥으로 나가고서 지금껏 계속 걷고 있었던 것이었다. 중요한 일이라길래 화장실에서 볼일 본다는 줄 알았는데, 왜 바깥으로 나가는 건데. 이것이 오소마츠의 의문. 오소마츠가 던진 질문에 토도마츠는 눈을 깜빡거렸다.

 

“ 나, 한 번도 화장실에 갈 거라고 말한 적 없었는데? ”

 

그냥 중요한 일이라고만 말했지. 안 그래, 오소마츠형? 해맑게 웃으며 말하는 토도마츠에 오소마츠는 머리가 아파졌다. 성장했구나, 톳티. 쓰게 웃으면서 말하면 토도마츠는 여전히 해맑게 웃었다. 형의 멋진 쓰레기력에 비하면 한참 멀었습니다. 이게 정녕 칭찬인가. 오소마츠는 허탈하게 웃음을 터뜨렀다.

 

“ 그래서, 중요한 일이라는 건 뭔데? ”

 

오소마츠의 물음에 토도마츠는 가만히 입을 다물었다. 토도마츠? 대답이 없자 오소마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토도마츠를 불렀다.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던 토도마츠는 이내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 편의점에서 맥주 사려고 했는데, 형이랑 같이 먹을까 해서. ”

 

토도마츠의 말에 오소마츠의 눈이 반짝였다. 오오! 형아 신경 써 준 거야? 역시 형아한테는 우리 마츠노가의 막내, 토도마츠 밖에 없다니까? 은근슬쩍 팔짱을 끼면서 헤실헤실 웃는 오소마츠 몰래 토도마츠는 쓰게 입꼬리를 올렸다.

거짓말. 아무 이유 없이 형한테 맥주를 사줄 만큼 토도마츠는 착하지 않았다. 무언가 목적이 있기에 선행을 베풀 뿐. 그러니까 토도마츠가 오소마츠에게 맥주를 사주는 것도 다른 목적이 있기에 행한 행동이었다. 아마 오소마츠형은 모르겠지만.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에 토도마츠는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어이, 토도마츠. 편의점에 도착했다고? 어느새 자신보다 앞에 서 있는 오소마츠가 토도마츠를 향해 손을 붕붕 흔들고 있었다. 알았어. 간다고, 가. 오소마츠를 향해 웃으며 토도마츠는 걷던 발걸음에 속도를 더했다.

토도마츠가 오소마츠를 불러낸 이유. 그냥 오소마츠형과 함께하는 시간이 좋아서. 그것뿐이었다.

Mirror night - Music 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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