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NCILCASE
푸른 새벽 하늘과 하얀 담배 연기
푸른 기운으로 넘실거리는 이른 새벽. 온 세상이 모두 잠들어 고요하기만 했다. 고요한 침묵 속에서 한 소년이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고요한 정막 속에서 푸른 기운으로 넘실거리는 새벽 밤하늘. 소년은 입에 물고 있는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 끼고 숨을 길게 내뱉어보았다. 뽀얀 연기가 소년의 입 밖으로 빠져나와 자유롭게 하늘 위로 올라갔다. 위로 올라가는 연기를 따라 시선을 올려보면 위로 올라가던 뽀얀 연기는 하늘 위에서 안개마냥 옅게 흩뿌려졌다. 그 모습이 굉장히 신비롭게 느껴져 소년은 한참 동안 멍하니 그 광경을 쳐다보았다.
“ 오소마츠. ”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소년, 오소마츠는 목소리가 들렸던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리면 오소마츠와 똑같이 생긴 소년이 서 있는 모습이 오소마츠의 시야에 들어왔다. 눈을 깜빡이며 소년을 쳐다보던 오소마츠는 이내 씨익, 이가 드러나도록 웃어 보였다.
“ 어라, 카라마츠. 아직 안 자고 있었냐? ”
오소마츠의 물음에 소년, 카라마츠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카라마츠의 긍정의 대답에 여전히 웃으면서 오소마츠는 자신의 옆자리를 팡팡, 두드렸다. 오소마츠의 신호에 아무 말 없이 서 있던 카라마츠는 이내 발걸음을 옮겨 오소마츠의 옆자리에 주저앉았다. 담배? 옆에 있던 담뱃갑을 들고 흔들어 보이면서 장난스럽게 웃어 보이면, 카라마츠는 고개를 가로로 내저었다. 시시하네. 카라마츠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인지 오소마츠는 짧게 혀를 차며 작게 중얼거렸다.
오소마츠는 손가락 사이에 끼워뒀던 담배를 다시 입에 물고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입에 물었던 담배를 다시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오소마츠는 들이마셨던 숨을 길게 내뱉었다. 카라마츠는 그런 오소마츠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하늘 위로 옅게 흩어지는 담배 연기를 멍하니 쳐다보던 오소마츠가 옆에 있는 카라마츠를 불렀다. 어이, 카라마츠. 작게 웅얼거린 오소마츠의 목소리에 카라마츠는 고개를 끄덕이며 오소마츠의 부름에 응답했다. 그 모습이 주인의 말에 응답하는 강아지 같아 보여 오소마츠는 픽, 웃음을 터뜨렸다. 오소마츠? 오소마츠의 웃음소리를 들은 모양인지 카라마츠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오소마츠를 쳐다보았다. 그런 카라마츠의 모습이 너무 순진해 보여 오소마츠는 킥킥,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대놓고 웃는 오소마츠에 카라마츠의 표정은 물음표로 가득 채워졌다. 자, 이제 저 순진한 표정을 어떻게 바꿔볼까나? 오소마츠는 악마 같은 미소를 짓고는 카라마츠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지금 다들 자고 있는데 말이야. 오소마츠의 한 마디에 담긴 의도를 이해한 것인지 카라마츠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달아올랐다. 반응 빠르네? 속으로 중얼거리며 오소마츠는 키득, 웃었다. 자, 이제 마지막 한 방을 날려볼까? 오소마츠는 카라마츠를 향해 녹아내릴 듯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 네가 결정해줘. ”
이제부터 날 어떻게 할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