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I'll give up for you

 

 

콜록콜록

 

느슨한 병원 옷 사이로 보이는 땀에 젖은 흰 목덜미와 흐트러진 머리카락.기침이 터질 때마다 야윈 어깨가 위아래로 격하게 움직였다.한 번 터지면 좀처럼 멈추지 않는 기침 탓에 온체력이 다 빠진 오소마츠는 수건을 치울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땅바닥에 툭 떨어트렸다.병원 침대에 걸터 앉아있던 오소마츠의 중심으로 바닥에 쌓아져 있던 꽃들이 그 반동으로 어지럽게 흩어졌다. 그와 동시에 훅치고 들어오는 꽃의 향기에 오소마츠는 얼굴을 찡그렸다. 콜록. 다시 기침을 하기 시작하자 폐속부터 올라오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결국 침대에 쓰러지듯 누워 어깨를 바들바들 떨었다.목에서 부터 느껴오는 까슬까슬한 느낌에 순간적으로 입을 막은 손바닥 위로 타액에 젖은 붉은 꽃이 떨어졌다. 마치 커다란 핏덩이들을 토한것 같아 니트팔자에 죽을병이라도 걸렸나 싶어 오소마츠는 피식하고 웃어버렸다. 자신이 토한 꽃을 보고있으면 느끼고 싶지 않은 내 감정을 느낄수 밖에 없었다.

 

 

나를 봐줘.

 

 

자신의 감정이 심장에 녹아들자 오소마츠는 겉잡을 수 없는 아픔에 가슴을 움켜쥐었다. 콜록콜록. 더 격해진 기침때문인지 숨을 쉴 수 조차 없을 정도로 격한 통증에 또다시 식은땀이 얼굴을 타고 흘렀다. 손만 뻗으면 닿을수 있는데, 같은날 같은 뱃속에서 태어났다는 벽은 오소마츠를 갈기갈기 몸도 마음도 정신도 찢어놓기에 충분했다. 그의 마음을 얻을 수만 있다면, 그의 눈을 제게 향할 수만 있다면 지옥 불구덩이 속으로 떨어진다 하더라도 자신은 기꺼이 웃으면서 떨어 질수있었다.

 

하지만 그는? 죄가 없는 그는?

 

울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아서 오소마츠는 손을 들어 입을 틀어막았다. 다시 또 목 밖으로 나오려고 몸부림 치는 이물질 때문에 서둘러 얼굴을 배게 속으로 처박았다.

 

 

"오소마츠씨. 곧 수술 시작합니다."

 

 

똑똑
노크를 했지만 방안에 들어 오지않고 복도에서 낭랑한 목소리로 말한 간호사는 다시 또각또각 구두굽 소리를 내며 문앞에서 멀어졌다. 배려라는 것인가. 오소마츠는 입 바깥으로 나온 꽃을 거칠게 바닥에 내 던졌다. 고통에 일그러진 창백해진 얼굴 위로 이세상 신에 대한 원망과 그에 대한 사랑을 담은 혼탁한 눈동자가 허공을 노려보았다.

 

수술실로 들어가서 한시간 한시간 후면 그를 사랑했던 기억도 그를 사랑했던 자신도 모든것을 잊어 버릴 수 있다. 오소마츠는 자조적으로 웃으며 눈을 감았다. 쿨럭, 마른 기침소리와 함께 상사화가 낙화했다.

Mirror night - Music Box
00:00 / 00:00
bottom of page